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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과 경제성장의 딜레마

▼▶◐ 2025. 7. 21. 13:39

청년실업과 경제성장,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없는 현실

요즘 뉴스를 보다 보면 참 씁쓸한 순간들이 많습니다. 청년실업률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고, 통계청이나 언론 보도에서는 경제성장률은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체감은 그와 많이 다릅니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눈높이와 현실 사이에 너무나 큰 간극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대학만 나와도, 혹은 기술을 하나만 익혀도 직장이라는 곳에 진입하기가 비교적 수월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스펙이 좋아도, 인턴 경험이 많아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파트타임이나 단기계약직으로 이어가는 경우를 참 많이 봤습니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노력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열심히 준비하고, 도전하고, 좌절하면서도 또다시 자기계발을 이어갑니다. 그런데도 뭔가 허탈한 현실은 여전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경영 효율성을 위해 최소한의 인력만 뽑고자 하고, 중소기업은 구직자가 부족하다고 하소연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지원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임금과 근로환경, 미래에 대한 비전까지 모두 따져볼 때 너무나도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청년은 청년대로 일할 자리를 찾지 못하고, 기업은 기업대로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는 이상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더 무서운 건 이 상황이 단기적인 구조적 문제를 넘어선다는 데 있습니다. 인구는 줄고 있는데도 청년실업률은 개선되지 않고, 그러면서도 국가의 경제성장률은 기술 산업 중심으로 그럭저럭 지탱됩니다. AI, 반도체, 바이오처럼 고부가가치 산업에서는 괜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기에 진입할 수 있는 인력은 한정적이고 고도의 기술과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청년층에게는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결국 대부분은 서비스직이나 플랫폼 노동처럼 ‘임시적’이고 ‘불안정한’ 일자리로 밀려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는 줄고, 내수는 둔화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의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단순히 숫자 몇 개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과 산업 구조, 기업 문화, 고용 정책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야 진짜 변화가 생깁니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가 제 갈 길만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청년은 청년대로 발버둥치고, 기업은 기업대로 효율을 외치고, 정부는 정책 발표에 급급하고, 그러는 사이에 ‘국가의 미래’라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 조금씩 기회를 잃고 있습니다.

기회가 보이지 않는 청년에게 ‘희망’을 말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살다 보면 한참 앞서 달리는 사람도 보이고,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사람도 있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길을 헤매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을 보면, 그 길 자체가 너무 좁고, 선택지는 더 적고, 심지어 뒷걸음질치는 것조차도 용납되지 않는 분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방향으로든 걸어가면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지만, 현실은 그 말을 하기도 조심스럽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나도 그 희망이라는 게 점점 말끝에 걸리는 순간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취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무 기반도 없이 앞으로의 삶을 설계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직업이 있어야 안정된 수입이 생기고, 그래야 삶의 다른 선택지들도 열리는데, 그 출발선에조차 설 수 없는 청년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창업을 하자니 자금과 경험 모두 부족하고,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자니 경쟁률은 하늘을 찌르고, 민간 기업은 오히려 경력직을 더 선호합니다. 이쯤 되면 ‘성장하는 사회’가 아니라 ‘경쟁에 피로한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끼는 건, 우리가 경제성장을 너무 숫자로만 판단해왔다는 점입니다. GDP가 몇 퍼센트 증가했다고 해도, 그것이 국민 개개인의 삶에 어떤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보면, 허탈한 경우가 많습니다. 청년실업은 단지 일자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연대감과 신뢰까지 흔드는 깊은 문제입니다. 사회는 계속해서 청년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시도하라고 말하지만, 그 시도를 지탱해줄 기반이나 시스템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진짜 성장은, 모두가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 위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산업이 커지고 수출이 늘어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성장 속에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이제는 경제 지표보다도 체감 가능한 삶의 지표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누군가는 지금도 실업급여나 단기 아르바이트로 겨우겨우 버티며 다음 기회를 기다리고 있고, 누군가는 꿈을 포기한 채 생계를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며, ‘성장’이라는 단어를 과연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경제성장과 청년실업이라는 이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는, 일단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게 우선입니다. 청년의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성장 또한 숫자의 경쟁이 아닌 인간 중심의 균형 잡힌 변화여야 합니다. 그런 시각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지금보다는 덜 무겁고 덜 절망적인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