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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 vs 투자주도성장, 다른점

▼▶◐ 2025. 7. 15. 13:05

경제성장의 두 축, 어느 쪽이 더 실감날까

요즘은 ‘경제 성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예전처럼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수치로는 성장했다고 하는데 왜 내 삶은 그대로인지,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자꾸 오르는지, 몸으로 체감이 안 되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래서인지 ‘소득주도성장’이니 ‘투자주도성장’이니 하는 경제 정책들에 대해 뉴스에서 접할 때마다 ‘대체 뭐가 다른데?’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죠. 사실 저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두 개념은 단순히 경제학자의 토론 주제가 아니라,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와도 꽤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득주도성장은 말 그대로, 국민 개개인의 소득을 올려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방향입니다. 소비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돈을 써야 경제가 굴러가니, 먼저 일하는 사람의 주머니부터 채워주자는 이야기죠.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복지 확대 같은 정책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듣기만 해도 참 따뜻하고 정 많은 정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를 중심에 둔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방식이 항상 환영만 받는 건 아닙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그로 인해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느 시점 이후엔 고용을 줄이는 회사들도 많아졌고,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거나 아르바이트 시간 단축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소득을 늘리는 방향이지만, 정작 그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되면 결국은 오히려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직접 겪었던 일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었다거나, 매출 대비 인건비가 감당 안 된다는 자영업자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소득주도’라는 말이 현실에서는 꼭 좋은 의미로만 다가오진 않는구나 싶었습니다.

반면 투자주도성장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경제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공장도 새로 짓고, 기술도 개발하고, 고용도 늘리고, 그렇게 기업이 활기를 띠면 경제 전반이 좋아지고 결국 국민들도 그 혜택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어찌 보면 순서를 바꾼 거죠. 돈을 먼저 쓰는 주체가 국민이냐, 기업이냐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한편으론 이해되면서도, 또 한편으론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당장의 삶에 도움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투자가 이루어지고, 기술이 완성되고, 제품이 생산되고, 그게 팔려서 수익이 나고, 그 다음에야 고용이 늘어난다? 이 모든 사이클이 돌아가는 동안 누군가는 여전히 버스비 100원 오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투자주도 성장은 너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합니다. 눈앞의 삶보다 먼 미래를 위한 설계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큰 그림을 그리자면 꼭 필요한 접근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게 ‘지금’ 당장 힘든 사람에게 와닿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한 번은 이런 고민을 지인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직종, 다른 연봉대를 가진 친구들이 모였던 자리였는데, 소득주도성장은 당장 삶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고, 투자주도성장은 지속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 대화를 들으면서 ‘결국 누구의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쪽도 완벽한 해답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두 방향이 균형 있게 조화를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두 가지 성장전략 중 어느 것이 더 현실적인가를 생각해보면, 일상 속에서 체감되는 것은 아무래도 소득주도성장 쪽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내 통장에 찍히는 숫자, 내 손에 남는 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또,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소비 여력부터 키워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도 크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만큼 소득주도성장은 이상보다는 현실에 조금 더 가까운 방향으로 느껴지곤 합니다.

현실을 살피는 시선과 정책의 균형

정책이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고, 사람은 각자의 사정과 조건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러니 누구에게는 소득주도성장이, 또 다른 누구에게는 투자주도성장이 더 큰 의미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두 가지가 꼭 대립 구조로만 이야기된다는 점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걸 가지고 싸우는 일이 많고, 뉴스에서도 마치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 이야기되곤 하지만, 실제로는 둘 다 필요하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소득이 올라가야 소비도 늘고, 소비가 늘어야 기업도 더 많은 제품을 팔 수 있으니까요. 반대로, 기업이 투자를 해야 좋은 일자리가 생기고, 그 일자리를 통해 소득이 생기니까요. 두 방향이 돌고 도는 순환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는데, 꼭 한쪽만이 옳다는 듯 이야기되는 상황이 때론 아쉽게 느껴집니다. 저는 지금의 우리 사회가 어느 쪽이 더 중요하냐를 따지기보다는, 어떤 시기에 어떤 정책이 더 효과적일지를 유연하게 판단하는 유능함이 더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침체되었을 때는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살리는 게 급선무일 수 있고, 반대로 기술 개발이 활발한 시기엔 투자 중심의 정책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겠죠. 그러니까 정답은 하나가 아니라, 그때그때 달라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정책의 효과는 언제나 국민들의 삶을 기준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표만 보고 좋아졌다고 말할 게 아니라, 실제로 마트 장보기가 수월해졌는지, 월세를 감당하기가 쉬워졌는지, 병원비가 덜 부담스러워졌는지,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런 시선으로 보면, 경제성장 전략이라는 것도 결국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매일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현장에서 느껴지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냥 숫자가 아니라, 삶으로 체감되는 정책이어야 하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도 이제는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뉴스에서 전해지는 수치나 정치인의 말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스스로 따져보는 힘이 필요합니다. 그 힘이 있어야 내 삶의 방향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어떤 정책이 나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지를 분별할 수 있으니까요.

소득주도성장이든 투자주도성장이든, 결국 그 목표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더 나은 경제, 더 안정된 삶,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것. 다만 그 방법이 다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이 두 전략을 무작정 비교하고 평가하기보다는, 어떻게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더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