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깊숙한 곳까지 들여다보는 시간, 진짜 나의 가치관은 무엇일까요?
살다 보면 이런 질문 한 번쯤은 해보게 됩니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사는 걸까?” “나는 진짜 뭘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일까?” 이런 물음은 단순한 철학적인 고민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스스로의 인생 방향을 설정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기준이 되어주는 아주 중요한 생각입니다. 그런데 막상 ‘나의 가치관이 뭔가요?’라고 물으면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 바쁘게 살아오느라, 깊이 있는 자기 대화를 나눌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준 속에서 ‘좋은 것’, ‘옳은 것’만을 좇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정말로 중요하게 여기는 게 뭔지도 모른 채 살아가게 됩니다.
가치관을 안다는 것은 단순히 ‘나는 정직한 사람이야’, ‘나는 가족을 소중히 여겨’ 같은 막연한 선언이 아닙니다. 그 말이 진짜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그런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직’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도, 왜 그런지를 되묻다 보면 어린 시절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혼났던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고, 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정직하지 못한 사람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본 경험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나의 가치관을 구성하고, 나라는 사람의 기준과 성향을 만들어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표어 같은 가치보다는, 그 배경과 감정의 뿌리를 찾아가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 작업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고, 내가 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하얘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에 대해 아예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너무 오랫동안 대화를 안 나눴을 뿐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일기처럼, 나의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 내가 진짜 기뻤던 일은 뭐였지?”, “무슨 상황에서 속상했지?”, “어떤 순간에 나는 참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졌지?”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질문 하나하나가 쌓여서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걸 계속 써보다 보면 공통된 테마가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게 바로 나만의 가치관이 됩니다.
나를 안다는 것은 결국, 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방향을 찾는 일입니다
자기 내면을 탐구하고, 자신의 가치관을 알아가는 것은 단순히 감정 정리를 위한 심리 놀이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어떤 일에 시간을 쓸지를 결정짓는 기준이 되어주는 아주 강력한 나침반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자유’를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그런 사람은 직업을 선택할 때 안정적인 공기업보다는 창의성과 자율성이 보장되는 프리랜서나 창업을 더 선호할 수 있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안정’을 중요시한다면 예측 가능한 월급과 정해진 업무가 있는 조직 생활을 선택하는 게 훨씬 더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이 됩니다.
이렇게 자신의 가치관을 알게 되면, 주변의 평가나 시선에 휘둘리지 않게 됩니다. 남들은 “그 나이에 그만한 연봉 받으면 성공이지”라고 해도, 나 스스로는 “나는 이 일에서 만족을 못 느껴. 내 가치는 돈보다 내가 느끼는 성장과 성취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남이 만들어 놓은 성공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자존감의 본질입니다. 자존감은 나를 믿는 마음이고, 나를 믿는다는 건 결국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명확하게 아는 데서 시작됩니다.
더 나아가 가치관을 명확히 하면, 삶이 단순해집니다.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고민하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이건 내 길이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나와 맞는 사람, 나의 가치를 존중해주는 사람과의 관계가 더 깊어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자연스럽게 거리를 둘 수 있게 됩니다. 이건 단절이 아니라, 건강한 분별입니다. 나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기 때문에, 오히려 진짜 소중한 관계는 더 깊고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결국, 나의 가치관을 아는 것은 인생을 더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됩니다. 누가 만들어준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언어로 말하고, 나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자기 이해의 진짜 의미이며, 그 중심에는 항상 ‘나’라는 존재가 또렷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고 계신가요?
이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다면, 괜찮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하루에 단 10분이라도 좋습니다. 조용한 공간에서 나와 대화를 나눠보세요. “내가 진짜 중요하게 여기는 건 뭘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 맺고 있는 관계들은 내 가치관과 어울리는가?” 이 질문들만으로도 충분히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답은 없지만, 자기 안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답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바로 인생이고, 그 중심에 있는 가치관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나침반입니다. 부디 그 나침반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나를 돌아보고, 내면의 소리를 들어보는 지혜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가치관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도 아니고, 사회도 아니고, 유행하는 책 속 문장도 아닙니다. 그저 남이 좋다니까 따라가고, 다들 가는 길이니까 아무 생각 없이 따라 걷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은 뒷전이 된 채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문득, “나는 뭘 위해 이러고 살고 있지?”라는 허무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런 순간이 오기 전에, 혹은 이미 그런 순간을 겪고 계시다면, 지금 이 글을 통해서라도 한 번쯤 멈춰 서보시길 바랍니다.
내면 깊숙한 곳을 들여다본다는 건 결코 멋있거나 거창한 일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어떤 말에 상처받는지, 어떤 상황에서 울컥하는지를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눈, 그게 바로 자기 이해의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그 눈길이 점점 깊어질수록, ‘진짜 나’라는 존재도 또렷해집니다. 결국 우리가 사는 이유, 우리가 진짜 바라는 삶은 바로 그 ‘진짜 나답게 사는 것’ 아닐까요?
그러니 꼭 오늘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다만 이 글을 읽고 난 후, 마음 한 켠에서 작게 울리는 그 물음—“나는 어떤 가치로 살아가고 싶을까?”—를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떠올려 보시길 바랍니다. 처음엔 막막하고 답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쌓이면 분명히 보입니다. 그렇게 알게 된 나의 가치관은 앞으로 삶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기준이 되어줄 겁니다.